최미영님(가명)을 만난 건 2024년 무더운 여름날, 정릉동 다세대주택 반지하였습니다.
준비해 주신 물을 마시며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하루 아침에 닥친 불행, 남편의 사망, 억대의 빚, 막막한 생계
남편과 아들, 그리고 반려견과 함께 이 집으로 이사온 지는 4년 정도 되었는데, 최근 2년 사이 이 가족에겐 엄청난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사업을 하던 남편이 채무로 힘들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었고 아내인 최미영님이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고등학생 3학년이던 아들에게 미칠 충격이 염려되어 혼자 안고 온 지 1년여가 지났습니다. 남편이 사망한 이후 생계마저 막막했던 터에 채무를 정리하면서 한시적으로 긴급복지를 지원받게 되었지만 1억 2천가량 남은 빚을 개인회생으로 매월 70만원 가까이 지출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마음을 다지면서 식당에서 설거지로 생계를 유지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심리적 충격, 경제적 충격으로 1년 이상 공황과 불안증은 지속되었습니다. 다행히도 아들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말씀하시는 내내 최미영님은 눈물을 훔치셨습니다.
단 한푼의 보증금도 없이, 살던 집에서 나가야만 했던 현실
그런데 더 큰 일이 목을 죄어 오고 있었습니다. 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임대인이 퇴거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전세 보증금 전액을 대출받은 터이고 이자도 밀린 상태라 퇴거 시 손에 쥐는 보증금이 전혀 없었습니다. 채무를 상환하느라 한달 생계도 겨우 꾸리는 상황에서 8살 된 반려견, 이제 대학에 진학한 아들과 함께 지낼 단칸방 보증금조차 마련할 길이 막막했기 때문입니다. 본인의 부모님은 기초수급자였고 도와줄 형제조차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아이는 친가에 부탁해 볼까', '빚으로 멀어진 사이라 아이가 천덕꾸러기가 되진 않을까', '아이를 고시원에서 지내게 하고 나는 찜질방 같은 곳에서 일하면서 지내면 되는 걸까', '살림살이는 모두 팔아야 하나, 맡길 돈은 없고 처분은 어떻게 하지' 별의별 생각이 다들었다고 하셨습니다.
긴급주택에서 전세임대주택으로, 최미영님의 내일에 피어난 희망
우선 성북주거복지센터에서는 운영하는 긴급주택은 공실이 없어, 민간임대주택을 긴급주택으로 운영하는 타지역 주거복지센터로 빠르게 연락했고 단기간 거주가 가능하다는 구두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 소식을 전하자 당사자분은 억눌렀던 울음이 터진듯합니다. "저는 우리 막내(반려견), 안락사를 해야하나... 하는 나쁜 생각까지도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