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한 미용실 한 켠에서 사는 엄진구(가명) 어르신. 실명 위기에 있는 눈수술을 위해 시작한 청소일로 허리를 다쳐 병원비가 커지자 월세를 감당하기 힘듭니다. 몇달을 밀리자 보증금을 내준 지인은 돈을 빼겠다 합니다. 임대주택 입주를 권했지만 익숙한 동네가 좋으시다며 밀린 월세만 해결할 수 있다면 이곳에서 살고 싶다 하십니다. 하지만 종로구에는 공공임대주택 물량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렇게 내동네에서 집을 찾다 결국 임대주택을 포기하는 분이 많습니다.
창동 청년마을에는 반상회가 매달 진행되고 있습니다. 반상회에서는 공용 냉장고가 제안됐습니다. 각 호에서 사용하는 냉장고 공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기 때문에 커뮤니티룸의 냉장고를 개인 물품 또는 함께 나눌 수 있는 것들을 두는 공용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한 주택에 모여 사는 것. 시작은 항상 어색하기 마련이지만 서로 고민을 나누는 시간들이 쌓여 함께 살아가는 것이 큰 위로와 재미가 되는 순간이 어느새 와있을 것입니다.